들어가며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열린 AI 에이전트 시나리오 공모전 국민평가단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전문가 심사위원과 국민평가단으로 구성된 자리였고, 전문가 평가와 국민평가단 평가가 함께 반영되는 구조였다.

평가 내용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개별 팀이나 세부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내가 어떤 기준으로 대국민 AI 서비스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어떤 팀이 어땠다’가 아니라, 내가 어떤 질문을 던졌고, 왜 그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를 기록해보려 한다.

AI 평가 현장, 발표를 경청하는 평가단
AI 평가 현장, 발표를 경청하는 평가단
사진: UnsplashSincerely Media

공모전 평가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관점

오늘 평가의 주제는 AI를 활용해 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대국민 서비스였다.

이런 서비스를 볼 때, 나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떠올리게 된다:

  • 이 서비스는 실제 현장과 연결될 수 있는가?
  •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는가?
  •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관점에서, 오늘 내가 던졌던 질문들도 대부분 ‘기술 그 자체’보다는 운영과 사용자 경험에 가까운 질문들이었다.

특히 나는 접근성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보려 했다. 공공기관 웹/앱 국민평가단 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험이 있었기에, 그 관점에서 참가팀들의 서비스가 실제로 다양한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던진 질문들이 서비스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많은 서비스들이 정보의 차별 없이 모든 사용자에게 동등하게 제공되기를 바란다. 장애 여부, 나이, 환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일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그것이 진정한 대국민 서비스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1: 접근성을 완벽히 지키지 못한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는?

첫 번째 질문은 접근성을 완벽히 준수하지 못한 기존 웹·앱 서비스와의 연계 문제였다.

국가기관의 서비스 대부분이 접근성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웹·앱 UI·UX 평가단 활동 경험을 돌이켜보면, 여전히 일부 서비스나 특정 요소에서 접근성이 미흡한 사례를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한 새로운 대국민 서비스가 이러한 기존 시스템들과 연계될 때, 그 한계를 어떻게 흡수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접근성 준수 여부를 단순히 지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운영 단계에서 마주하게 될 현실적인 문제를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접근성 연계, 다양한 시스템이 연결된 추상적 네트워크
접근성 연계, 다양한 시스템이 연결된 추상적 네트워크
사진: UnsplashDeng Xiang

질문 2: 하나의 서비스에 의존할 때, 장애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두 번째 질문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의존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AI 기반 대국민 서비스는 대부분 기존 플랫폼이나 외부 서비스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이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만약 이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 사용자는 어떻게 되는가?”

하나의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장애 대응과 사용자 만족도는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다만 이 질문을 던지며 함께 생각했던 점도 있다. 해당 아이디어는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조적인 편의 서비스의 성격이 강했고, 의존하고 있는 서비스 자체가 국내에서 접근성과 안정성을 상당히 고민하며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이 지점에서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완전한 독립 여부가 아니라, 서비스의 역할을 얼마나 명확히 정의했는가였다.


질문 3: 장애를 가진 사용자와의 ‘소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세 번째 질문은 개인적으로 오늘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실제 현장에서 보면,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를 가진 사용자들은 서비스 이용 자체보다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소통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팅 상담
  •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구조
  • 대체 수단이 없는 단일 소통 채널

이런 요소들은 서비스의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해한다.

이에 대해 참가팀은 부가적인 IoT 기기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고, 소통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접근 자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질문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낀 점은, 접근성은 단순히 화면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의 문제라는 것이다.

소통 설계, 다양한 채널과 기기, 연결된 사람들
소통 설계, 다양한 채널과 기기, 연결된 사람들
사진: UnsplashAdem AY

준비된 팀은 질문 앞에서 더 분명해진다

오늘 평가를 통해 느낀 점이 하나 있다.

잘 준비된 팀은 질문이 더해질수록 서비스의 방향이 또렷해진다.

공모전이나 발표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대응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표하는 주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다.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가정과 한계를 인정하며, 다음 단계를 설명할 수 있는 팀은 결국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좋은 평가를 받은 팀들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과였다. 자신감이 넘쳤고, 사전 준비가 철저히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준비된 팀은 질문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그 질문을 통해 자신들의 서비스를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이 경험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평가 경험은 단순히 공모전을 지켜보는 자리를 넘어, 내가 지금 하고 있거나 앞으로 진행할 사이드 프로젝트의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이런 질문에 초점을 맞춰왔다:

  •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 구현해볼 만한가?

하지만 오늘 현장에서 계속 떠올랐던 질문은 조금 달랐다:

  • 이 서비스는 실제로 누가 쓰게 될까?
  •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서 막힐까?
  • 접근성과 소통은 초기부터 고려되고 있을까?

이 질문들은 앞으로 내가 만들 서비스에서도 기능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의 성찰, 방향을 고민하는 남성
개발자의 성찰, 방향을 고민하는 남성
사진: UnsplashLala Azizli

AI를 활용한 사이드 프로젝트 역시 기술 데모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대국민 서비스에서 요구되는 관점—운영, 접근성, 장애 대응, 소통 구조—를 처음부터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오늘의 경험이 남긴 것

금전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늘 하루는 분명 마이너스였다. 교통비와 시간은 모두 개인의 몫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는 분명 의미 있는 자리였다:

얻은 것설명
✅ 기준의 확인내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
🎯 위치 파악공공 AI 서비스에서 접근성이 차지하는 위치
💡 기여 지점질문을 통해 기여할 수 있는 나만의 지점
🧭 방향 점검앞으로 만들 서비스의 방향에 대한 점검

무엇보다 이런 공모전이 있다면 다음에는 참가자로, 또는 접근성 전문가로서 심사에 참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접근성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전문가 심사위원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미래의 방향, 앞으로 나아가는 길과 목표
미래의 방향, 앞으로 나아가는 길과 목표
사진: UnsplashDenise Jans

마치며

오늘 나는 답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역할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결국 나 자신에게도 돌아왔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서비스를 보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가?

지금 나는 IAAP의 **CPACC(Certified Professional in Accessibility Core Competencies)**와 WAS(Web Accessibility Specialist)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단순히 개인의 커리어를 넓히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 서비스들의 전체적인 접근성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 오늘 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그 마음이 더욱 뚜렷해졌다.

앞으로 나의 역할이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평가자로서, 개발자로서, 또는 컨설턴트로서—어떤 형태가 되든 접근성을 중심에 두고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유지하고 싶다.

AI가 보편적인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고령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그것이 보통의 사회, 모두를 위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이 기록이 나중에 다시 돌아봤을 때 **“그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며

평가 내용은 비공개이기에 이 글은 개인적인 관점과 경험을 정리한 기록일 뿐이다. 어떤 판단이나 결과를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AI와 접근성, 그리고 대국민 서비스의 접점에 관심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