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AI TOP 100 예선 전날, 접근성 개발자의 각오

> 카카오임팩트 AI TOP 100 2026 온라인 예선을 하루 앞두고 쓰는 접근성 개발자의 각오입니다. 작년 NIA 공모전에서 AI 에이전트를 평가했던 국민평가단이 이번엔 만드는 참가자가 되어, 뽑힌 전원선과 Wi-Fi에 흔들린 준비 과정과 내일 지킬 원칙을 적었습니다.

**Published:** 2026-10-30 | **Updated:**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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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열두 시가 다 됐습니다. 거실 책장 위에서는 모니터도 키보드도 없는 Mac mini 한 대가 조용히 돌아가고 있어요. 5분마다 바깥 감시 서비스에 "아직 살아 있습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중입니다.

내일(10월 31일) 오전 10시, 카카오임팩트가 여는 **AI TOP 100** 온라인 예선이 시작됩니다. 잠들기 전에 지금 마음을 적어 두려고 해요. 결과가 나온 뒤에 쓰는 후기는 아무래도 결과에 맞춰 다시 쓰이기 마련이라서요.

{{< img src="images/contents/night-desk-lamp-laptop.jpg" alt="스탠드 불빛 아래 노트북이 놓인 늦은 밤의 책상 - 예선 전날 밤, 잠들기 전에 지금 마음을 적어 둡니다" caption="사진: <a href='https://unsplash.com/ko/사진/odyglVvZv18'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Unsplash</a>의 <a href='https://unsplash.com/ko/@avtar9w'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Avtar Singh</a>" >}}

## 카카오 AI TOP 100은 어떤 대회인가요

AI TOP 100은 AI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겨루는 대회입니다. 지난 대회는 2025년 11월과 2026년 4월(CAMPUS)에 열렸고, 이번이 그다음 대회예요. 공개된 규칙은 이렇습니다.

- 개인전입니다. 만 14세 이상이면 직업이나 전공과 상관없이 누구나 나갈 수 있어요.
- 예선은 온라인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섯 시간입니다.
- AI 도구 제한이 없습니다. 쓸 수 있는 건 다 써도 됩니다.
- 공용 네트워크에서는 참가할 수 없고, 혼자 참가한다는 걸 보여 주는 환경 인증 사진을 내야 합니다.

방식은 이번에 크게 바뀌었습니다. 지난 대회가 주어진 문제를 AI 도구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시험이었다면, 이번엔 참가자가 **AX 전문가**가 됩니다. AX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 그러니까 일하는 방식을 AI로 바꾸는 일을 말해요. 가상의 인물들과 인터뷰하며 문제를 직접 찾아내고, 그 단서를 모아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제출합니다. AI 에이전트는 묻는 말에 답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다른 시스템을 불러 일을 처리하는 AI 프로그램이에요. 심사는 그 에이전트가 실제 상황에서 제대로 일하는지를 봅니다.

문제는 당일에 공개되니 이 글에는 문제 이야기가 없습니다.

{{< img src="images/contents/ai-top-100-2026-timeline.png" alt="카카오 AI TOP 100 2026 일정 타임라인 - 10월 30일 밤 이 글을 쓰는 지금에서 시작해 10월 31일 온라인 예선, 11월 3일까지 심사, 11월 4일 결과 안내, 11월 21일 오프라인 본선으로 이어집니다" >}}

## 평가석에서 참가석으로: 작년엔 NIA 공모전 평가단이었습니다

작년 12월, 저는 반대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가 주최한 **AI 에이전트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국민평가단으로 참가팀의 발표를 듣고 질문을 던졌거든요. 오해가 없도록 먼저 말씀드리면, 카카오 AI TOP 100과는 주최도 성격도 다른 공모전이고, 저는 AI TOP 100의 평가에 참여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 던진 질문은 [AI 대국민 서비스 평가 현장에서 던진 접근성 질문들]({{< relref "/posts/ai-evaluation-review" >}})에 적어 두었습니다. 크게 세 가지였어요.

- 이 서비스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동하는가
- 서비스에 장애가 나면 사용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장애가 있는 사용자와는 어떻게 소통하는가

공교롭게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의 '장애'는 뜻이 다릅니다. 하나는 서비스가 멈추는 장애, 다른 하나는 사람이 살아가며 겪는 장애예요. 그런데 둘 다 결국 "그 순간 사용자는 어떻게 되는가"를 묻는다는 점에서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다음에는 참가자로 이런 공모전에 나가 봐도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대회는 아니지만, 1년이 채 안 돼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평가받는 자리에 서게 됐어요. 막상 이쪽에 서 보니 그 질문들이 그대로 저에게 돌아옵니다. 남의 발표를 들을 때는 쉽게 물었는데, 제가 답할 차례가 되니 하나도 쉽지 않더라고요.

## AI 대회 준비의 절반은 전기와 Wi-Fi였습니다

에이전트는 제출하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심사 기간 동안 에이전트가 계속 응답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이번 준비는 프롬프트를 다듬는 일보다 **꺼지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시간이 더 들었습니다.

Mac mini를 책장 위에 올려 두고, 거실의 노트북에서 화면 공유로 붙어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계획대로였어요.

{{< img src="images/contents/unplugged-power-plug.jpg" alt="콘센트 앞에 빠져 있는 검은 전원 플러그 - 리허설 날 Mac mini의 전원선이 실수로 뽑혔습니다" caption="사진: <a href='https://unsplash.com/ko/사진/exfrR9KkzlE'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Unsplash</a>의 <a href='https://unsplash.com/ko/@cbpsc1'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Clint Patterson</a>" >}}

리허설을 하던 10월 29일에는 Mac mini의 전원선이 실수로 뽑혔습니다. 정전은 아니었지만 맥 입장에서는 똑같이 전기가 끊긴 일이죠. 다시 꽂으면서 맥이 잠금 화면에서 멈춰 있으면 어쩌나 가슴을 졸였는데, 그날은 무사히 넘어갔어요. 왜 무사했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모르는 채로 넘어간 건 다시 일어난다는 게 개발자의 오랜 경험이라, 비상시 원격으로 잠금을 푸는 방법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에이전트 연결이 1분 51초 동안 말없이 끊겼습니다. 범인은 코드가 아니라 macOS의 '개인 Wi-Fi 주소' 설정이었어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기의 네트워크 주소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기능인데, 이게 '순환'으로 되어 있으면 주소를 바꾸는 순간 Wi-Fi에 다시 붙으면서 연결이 잠깐 끊깁니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고정'으로 두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깥 감시를 걸었습니다. Mac mini가 5분마다 외부 감시 서비스(healthchecks.io)에 신호를 보내고, 신호가 15분 가까이 끊기면 제 휴대폰으로 메일이 옵니다. 전원이 빠졌든 인터넷이 끊겼든 맥이 멈췄든, 원인은 몰라도 "멈췄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어요.

AI 대회를 준비한다길래 프롬프트를 갈고닦는 밤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제일 오래 들여다본 화면은 시스템 설정과 공유기 관리 페이지였습니다. 개발자의 밤이 대체로 그렇죠.

그러고 보니 작년의 두 번째 질문을 남이 아니라 제 서비스에 먼저 던진 셈입니다. "장애가 나면 사용자는 어떻게 되는가." 답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적어도 멈췄을 때 모르고 지나가지는 않게 해 두었습니다.

## 접근성 개발자로서 내일 지키려는 것들

여기서부터가 오늘 밤 꼭 적어 두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내일 어떤 문제가 나오든, 어떤 에이전트를 만들든 이것만은 지키겠습니다.

### 눈으로 읽어도, 귀로 들어도 이해되는 답

에이전트가 사람을 만나는 곳은 카카오톡입니다. 카톡에서 긴 메시지는 '전체보기'로 접혀서,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야 나머지가 보여요. 정말 중요한 말이 접힌 쪽에 들어가 버릴 수 있습니다.

{{< img src="images/contents/hands-holding-smartphone.jpg" alt="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을 보는 사람 - 에이전트가 사람을 만나는 곳은 카카오톡 대화창입니다" caption="사진: <a href='https://unsplash.com/ko/사진/BjhUu6BpUZA'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Unsplash</a>의 <a href='https://unsplash.com/ko/@priscilladupreez' target='_blank' title='새 창에서 열림'>Priscilla Du Preez</a>" >}}

화면을 보지 않고 스크린 리더로 카톡을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스크린 리더는 화면의 글자를 소리로 읽어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답 끝마다 붙은 이모지는 "웃는 얼굴" 같은 이름으로 하나하나 읽히고, 글자로 줄을 맞춰 만든 표는 어느 값이 어느 칸인지 알 수 없게 이어서 들립니다. AI가 습관처럼 붙이는 마크다운 별표(`**굵게**`)는 카톡이 서식으로 바꿔 주지 않아서 별표 그대로 보이고요.

그래서 내일 만들 에이전트는 짧게, 쉬운 말로, 꼭 필요한 것부터 말하게 하겠습니다. 보기 좋은 답보다 **들어도 이해되는 답**이 먼저예요.

### AI가 만든 결과는 사람이 확인하고 내보낸다

AI 도구 제한이 없는 대회입니다. 저도 쓸 수 있는 건 다 쓸 거예요. 그런데 주최 측은 지난 대회 문제를 "사람이 반드시 결과를 검수하고 판단해야" 풀 수 있게 설계했다고 소개합니다. AI의 강점과 한계를 알고 쓰는지를 본다는 뜻이죠.

이 블로그에서 늘 해 온 일도 같았습니다. [AI가 만든 코드의 접근성을 모델별로 직접 재 보고]({{< relref "/posts/claude-code-default-model-a11y" >}}) 숫자로 확인하는 일이요. 내일도 에이전트가 내놓는 답을 그대로 믿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에는 제 눈으로 확인하고 내보내겠습니다.

### 모를 때는 모른다고, 막힐 때는 갈 곳을 알려 주는 에이전트

작년 세 번째 질문은 소통이었습니다.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문제가 생겼을 때 물어볼 곳이 없으면 사용자는 거기서 멈춘다는 이야기였죠.

에이전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걸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대신 모른다고 말하고, 자기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면 누구에게 가면 되는지 알려 주는 쪽이 사람에게 훨씬 친절합니다. 답을 꾸며 내는 에이전트는 한 번 틀리면 다시 믿음을 얻기 어렵거든요.

## 결과보다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

결과는 11월 4일에 나옵니다. 솔직히 떨립니다. 다섯 시간은 생각보다 짧을 거고,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 계획한 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하나는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내일 만든 에이전트가 작년의 제 질문들을 통과하는지는 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제가 먼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동하는지, 멈췄을 때 사용자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화면을 보지 않는 사람에게도 말이 통하는지.

심사가 끝나면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되는지 확인해서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작년엔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고, 내일은 그 질문에 답하는 자리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