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기존에 하던 업무의 연장선에서 발표를 준비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발표자로 참가하는 분들의 명단을 미리보고나니 함께 진행되는 발표에 방해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행사안내 포스터
그래서 발표자료도 깔끔하게 준비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미리 리허설도 몇번 해보고 서울으로 향했습니다. 대구에서 서울으로 향하는 길이 가깝지는 않지만,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해주고 사용되어 진다는 건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세미나 소개#
2026년 4월 23일, 디지털접근성표준화포럼 주최, 유니버셜디자인학회 주관의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후원한 “모두를 위한 AI Accessibility 추진 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 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장소는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서울청사. 이 행사는 사전 신청인원이 마감될만큼 관심이 높았습니다.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모든 국민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기술적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AI와 접근성이라는 두 키워드가 만나는 교차점, 그 자리에서 저도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행사 당일 현장 사진
발표내용: 행복한 웹을 위한 여정#
저의 발표 제목은 “행복한 웹을 위한 여정 — 모두웹(ModuWeb) 이야기” 였습니다. 제가 나눠드린 이야기는 기술적 이야기보다,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와 그것을 풀어가는 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시간이 조금 딜레이되어 현장에서 즉석으로 발표시간을 조금 축소 조정해서 발표했는데, 기존 발표 내용은 아래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모두웹 서비스의 개발 동기부터 지향점까지 아래 발표내용에서 함께 보실수 있습니다.

촬영: NIA
문제 인식 — 바깥은 달랐습니다#
저는 대구사이버대학교 정보화지원팀에서 대학 웹서비스를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합니다. 대학은 특수교육 특성화 대학이고, 강의실 웹접근성 품질인증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우리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바깥은 달랐습니다.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조사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 웹접근성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담당자들
- 인증은 받았지만 실제로 이용하기 어려운 시스템
- 강의 자료 하나 다운받기도 버거운 환경
민간 기업이나 소규모 사이트는 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사진: Unsplash의 Masaaki Komori
“우리가 안심하는 동안, 누군가는 오늘도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모두웹이 태어난 이유#
그 현장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우리가 잘 하는 것으로, 더 많은 곳을 도울 수 있다면. 그 생각에서 모두웹(ModuWeb) 이 시작됐습니다.
모두웹은 오버레이형 웹접근성 보조 도구입니다. 웹사이트에 스크립트 한 줄만 추가하면, 사용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접근성을 조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사진: Unsplash의 Headway
주요 기능#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웹을 이용할 수 있도록.
| 대상 | 기능 |
|---|---|
| 시각 약자 | 글자 확대, 색상 반전, 커서 강조, TTS(텍스트 음성 변환) |
| 청각 장애 | 미디어 영상 제어 |
| 지체 장애 | 키보드 내비게이션, 포커스 표시 강화, STT(음성 텍스트 변환) |
| 인지 약자 | 읽기 도우미, 단어 간격 조정 |

이미지: 모두웹 실제 구동 화면
솔직한 고백 — 오버레이 도구의 한계#
발표에서 가장 오래 고민한 부분이 이 슬라이드였어요.
오버레이 도구는 논란이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했습니다.
- 근본 미해결: 코드 수준의 접근성 문제를 실제로 고치지 않습니다.
- 커뮤니티 반대: IAAP 등 접근성 전문가 그룹은 근본 해결책을 지연시킨다고 비판합니다.
- UX 방해 우려: 잘못 구현된 오버레이는 오히려 보조기술 사용자의 경험을 해칠 수 있습니다.
이 비판들은 맞습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이미지: Nanobanana AI로 생성
그런데…
“논쟁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는 현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필요한 곳#
완벽한 접근성을 당장 구현하기 어려운 곳들이 분명히 있어요.
- 소규모 공공기관 & 지자체 — 개발 역량이 부족한 곳
- 비영리 & 복지기관 — 예산과 인력이 한정된 곳
- 중소기업 & 교육기관 — 접근성에 익숙하지 않은 곳
이런 곳에서 시각 약자, 지체 장애인, 인지 약자 사용자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 그것이 지금 모두웹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모두웹이 그리는 3단계 여정#
모두웹은 오버레이 도구에 머물지 않습니다.
| 단계 | 내용 | 현황 |
|---|---|---|
| STAGE 1 | 오버레이 지원 도구 — 사용자가 직접 접근성을 조정 | 운영 중 |
| STAGE 2 | 접근성 점검 & 가이드 — 개발자·운영사가 스스로 개선 | 계획 단계 |
| STAGE 3 | 접근성이 내재화된 웹 — 오버레이 도구가 필요 없는 세상 | 지향점 |
더 이상 접근성은 ‘나중에 할 일’이 아닙니다.
STAGE 2에서는 모두웹이 탑재된 사이트의 WCAG 준수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AI를 활용해 코드 개선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STAGE 3의 목표는 도구 없이도 모든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웹, 그 세상을 개발 단계부터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미지: Nanobanana AI로 생성
발표 자료#
주요 내용#
기조연설을 맡아주신 가현욱 교수님의 발표는 말 그대로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중요한 내용이었습니다. 발표를 시작하기 전부터 매우 중요한 관점을 일깨워주셔서 생각할 게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DOM 에서 COM 으로의 전환에 대한 말씀은 크게 와닿았고, 앞으로의 개발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접근성의 대상이 눈에 보이는 데이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로 전환한다는 관점은 중요한 요소라는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이건복 상무님 발표에서는 인간의 능력 향상을 위한 AI 관점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I의 학습을 위한 데이터와 향후 AI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인간이 다시 사용하기까지의 순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삼성전자 백인호 프로님의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삼성이 현시대의 기본 도구인 스마트폰에서 시작하여 스마트 TV나 생활가전을 넘어 AI 홈 영역까지 접근성을 확대하여 모두를 위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명받았습니다. 역시 현재 대한민국에서 핫한 기업인 이유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통화 스크리닝에 대한 기능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부분이 생겼었는데, 추후 백인호 프로님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LG나 Apple, Google 등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포용 시대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는걸 알고 있지만, 앞선 두기업의 발표에서 우리 시대의 생활밀착 접근성을 한번더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걸 밀착형으로 볼 수 있었던 시간이 알리의접근성연구소에서 나오신 김찬홍 대표님의 발표였습니다. 실제 생활 속에서 AI기술이 실생활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Google의 Gemini를 사례로서 실제 어떤 방식으로 실생활에서 이용되는지 보여주셨는데, 가현욱 교수님의 말씀대로 COM 시대로서 앞으로의 접근성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최지훈 책임연구원님께서 AI기반 접근성 분석 및 문제해결 대화형 에이전트 기술을 보여주셨는데요. ETRI에서 개발하고 있는 과제(2025년 4월 1일~2027년 12월 31일)를 실제로 보여주시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해당 내용은 일전에 자료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현재 개발단계에서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점검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셔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저또한 접근성 분석 및 문제해결을 위한 개선점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서 관심이 많이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지훈 책임연구원님의 발표가 삼성의 백인호 프로님과 알리의접근성연구소의 김찬홍 대표님의 발표 사이 순서였는데, 세미나 복기의 내용 전달을 위해 순서를 변경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큐포올의 이인구 대표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큐포올은 AI 기반 접근성과 관련해서 워낙 유명한 기업이고 제품또한 많이 봐온탓에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멀리서 뵙던 이인구 대표님과 가까이에서 만나뵐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AI를 사용한 수어 번역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수어 번역을 위한 학습 데이터셋의 보유 활용 데이터 수량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인 이큐포올이 2위라는 사실에 감탄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 중인 수어 기반 서비스의 향후 발전이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요즘 관심이 있었던 어려운 글을 쉬운 정보로 변환해주는 온글 서비스가 더 기대되었는데요. 역시나 COM과 이어지는 내용으로서 앞으로의 접근성 영역에서 중요한 관점이 될거라고 생각되어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발표의 마지막 슬라이드에 이 문장을 담았습니다.
“접근성은 기능이 아니라, 디지털 배려입니다.”
기술적인 체크리스트를 넘어서, 웹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모두웹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부족한 점도 많고, 비판도 달게 받고 있어요. 그럼에도 이 여정을 계속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행복한 웹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서요.
오늘의 포럼에 참여하고 나서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에서 어떻게 웹접근성을 확보하고 모두가 평등한 웹을 이어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이어집니다. WCAG 3.0 과 함께 한국의 KWCAG도 업데이트 되어야하고, 접근성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러나, 역시 기본은 중요하기에 우리는 현재의 접근성을 준수하고 더 공부해야겠지요.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활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많이 쓰여질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의 복기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