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트, 접근성 인증받으려면 뭐부터 해야 하나요?”

담당자로 이 업무를 맡게 되면 제일 먼저 막막해지는 질문입니다. 검사 도구를 돌려서 오류를 다 잡았다고 인증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안내도 흩어져 있거든요. 이 글은 그 막막함을 걷어내려고 씁니다. 인증이 뭘 확인하는 절차인지,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는지, 통과선은 어디인지를 처음 준비하는 분 눈높이에서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인증이 뭘 확인하는 절차인가

먼저 오해 하나부터 풀고 갈게요. 웹 접근성 품질인증은 법이 요구하는 의무가 아닙니다. 접근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 자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정당한 편의 제공을 요구하는 법률)에서 나옵니다. 인증은 그 의무를 지켰다는 걸 제3자 기관이 확인해서 마크로 보여주는 수단이에요. 시험을 통과했다는 자격증이지, 시험 자체를 봐야 한다는 규정은 아닌 셈입니다.

인증 제도 자체의 법적 근거는 최근에 한 번 바뀌었습니다. 오랫동안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가 근거였는데, 2026년 1월 22일부터 「디지털포용법」 제21조·제22조 체제로 넘어왔어요. 기존에 받아둔 인증과 인증기관 지정은 부칙 경과조치로 그대로 승계되니, 이미 인증이 있는 기관이 다시 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참고로 같은 법 제19조는 국가기관 등의 접근성 보장 의무를 따로 정하고 있어서, “차별하지 말라”(장애인차별금지법)와 “보장하라”(디지털포용법), 그리고 “확인받았다”(품질인증)가 각각 다른 층에 놓입니다. 이 법이 무엇을 바꾸는지는 디지털포용법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그런데 왜 다들 인증을 받으려 할까요? 공공기관 조달이나 입찰에서 접근성 인증이 가점 요건으로 걸리는 경우가 많고, 사업 담당자 입장에서는 “우리는 확인받았다"는 근거가 있으면 여러모로 편해지거든요. 강제는 아니지만 사실상 필요해지는 상황이 흔하다는 얘기입니다.

인증을 내주는 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합니다. 준비하다 보면 한국정보접근성인증평가원, 웹와치, 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 세 곳을 만나게 됩니다. 참고로 한국정보접근성인증평가원은 예전 이름인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으로 소개된 자료도 많으니, 같은 기관이라는 것만 알아두면 됩니다. 어느 기관에서 받아도 같은 국가표준을 기준으로 심사하고, 최신 지정 현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누리집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을게요.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문화정보원 누리집에 보이는 웹 접근성 품질마크를 별개 제도로 아는 분이 많은데, 사실 품질마크는 이 인증이 부여하는 마크 그 자체입니다. 그 페이지들은 자기 누리집이 인증을 받았다는 안내예요. 오히려 조심할 건 따로 있습니다. 공공기관 안내 페이지 중에는 KWCAG 2.0·2.1이나 이미 삭제된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 같은 옛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아직 많거든요. 어느 안내를 따라야 할지 헷갈리면 인증기관 세 곳의 최신 안내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심사 기준: KWCAG 2.2

인증 심사가 보는 기준은 KWCAG 2.2(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Korean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입니다. 2025년 1월부터 이 버전이 적용되고 있어요.

KWCAG는 “무엇을 지켜야 하나"의 세부 기준입니다. 4원칙·14지침·33검사항목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KWCAG 2.2 완전 해설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세부 검사항목의 최저선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웹 접근성 품질인증 표준심사 지침」(2025년 1월 1일 시행)이 정합니다. 실무에서 “이 항목을 어느 수준까지 지켜야 통과인가"를 구체적으로 다투게 되면 결국 이 지침을 펴보게 됩니다.

이 지침을 찾을 때 한 번 헤매게 됩니다. NIA 누리집 자료실에서는 안 보이고, 인증기관이 자기 사이트에 올려둔 사본으로 볼 수 있거든요. 웹와치의 웹 접근성 인증 절차 및 기준 페이지에 지침 PDF가 걸려 있고, 합격선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전문가 심사는 전체 검사항목 준수율 95% 이상, 사용자 심사는 모든 장애 유형의 과업 성공률 100%입니다.

절차: 서면심사 → 기술심사

인증 절차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인증 신청부터 서면심사, 전문가·사용자 기술심사를 거쳐 인증 부여까지 이어지는 절차 다이어그램 - 85% 이상으로 아깝게 미달이면 재심사 기회가 1회 있습니다
인증 신청부터 서면심사, 전문가·사용자 기술심사를 거쳐 인증 부여까지 이어지는 절차 다이어그램 - 85% 이상으로 아깝게 미달이면 재심사 기회가 1회 있습니다

서면심사가 먼저입니다. 신청 기관이 스스로 접근성을 점검한 자가진단 자료와 관련 서류를 인증기관에 제출하고, 인증기관이 이를 확인합니다. 기본적인 준비 상태를 보는 관문이에요.

서면심사를 통과하면 기술심사로 넘어갑니다. 기술심사는 다시 둘로 나뉘어요.

  • 전문가 심사: 접근성 전문가가 표본 페이지를 KWCAG 2.2 검사항목에 따라 하나씩 점검합니다.
  • 사용자 심사: 실제 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직접 과업을 수행해봅니다.

두 심사 모두 통과해야 인증이 나옵니다.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데이터 표
단계확인하는 것심사 주체
서면심사자가진단 결과, 관련 서류인증기관
전문가 심사KWCAG 2.2 검사항목 준수 여부접근성 전문가
사용자 심사실제 과업 수행 가능 여부장애인 당사자

여기서 “표본 페이지"라는 말이 나오는데, 서비스 전체 화면을 다 보는 게 아니라 대표성 있게 뽑은 일부 화면만 심사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화면을 어떻게 뽑는지, 왜 표본이라는 방식을 쓰는지가 궁금하다면 WCAG-EM 2.0 글에서 표본 선정 절차를 자세히 다뤄뒀으니 참고하세요. 최소 표본 수는 사이트 규모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구간을 나누는 방식이 인증기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 한 곳은 2199페이지를 한 구간으로 묶어 20페이지 이상을 요구하고, 다른 곳은 2150페이지에 20페이지, 51~100페이지에 23페이지처럼 더 잘게 나눠둡니다. 신청할 기관의 안내를 직접 보시는 게 정확해요. 어느 쪽이든 인증기관은 사이트 특성에 따라 표본을 더할 수 있습니다. “전수조사가 아니라 표본조사"라는 발상은 어디서나 같습니다.

통과선은 95%와 100%, 재심사는 1회

여기서부터가 준비 담당자가 진짜 긴장해야 할 부분입니다. 두 심사의 통과 기준이 꽤 명확하게 숫자로 정해져 있거든요.

전문가 심사는 전체 검사항목 준수율 95% 이상이어야 통과입니다. 사용자 심사는 이보다 훨씬 빡빡해서, 모든 장애 유형의 과업 성공률이 100%여야 합니다. 어느 한 유형에서라도 과업을 끝내지 못하면 통과하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바로 탈락하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 심사가 85% 이상 95% 미만이거나 사용자 심사 과업 성공률이 85% 이상 100% 미만이면 재심사(2차 심사)가 1회 허용됩니다. 첫 심사에서 지적받은 부분을 고쳐서 다시 볼 기회가 한 번 있는 거죠. 단, 그냥 다시 봐주는 게 아니라 1차 심사 페이지의 20% 이상을 수정한 상태여야 2차 심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85% 아래로 떨어지면 재심사 기회 없이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사용자 심사가 진짜 관문인 이유

전문가 심사는 익숙한 방식입니다. 체크리스트를 두고 하나씩 대조하는 일이라, 자동 검사 도구로 상당 부분을 미리 걸러낼 수 있어요. 그런데 사용자 심사는 다릅니다. 전맹, 저시력, 지체(상지)·뇌병변 장애 유형의 당사자가 실제로 화면을 사용해 과업을 완료해야 합니다. 회원가입을 끝까지 마칠 수 있는지, 검색 결과를 찾아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지처럼요.

코드가 규격을 지켰다고 해서 사람이 실제로 그 화면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거든요. alt 속성이 있어도 내용이 엉뚱하면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여전히 헤맵니다. 포커스 순서가 기술적으로는 DOM 순서를 따르지만 화면상 흐름과 어긋나면 상지 장애로 스위치를 쓰는 사용자는 조작이 더뎌지고요. 이런 문제는 규격 대조만으로는 잘 안 보입니다. 사람이 써봐야 드러나요.

그래서 사용자 심사의 과업 성공률 100%라는 기준이 무겁게 느껴지는 겁니다. 전문가 심사는 5%의 여유가 있지만, 사용자 심사는 여유가 없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 준비할 때는 이 온도차를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전문가 심사는 “규격을 지켰는가"를 묻고, 사용자 심사는 “그래서 실제로 쓸 수 있는가"를 묻거든요. 둘 다 통과해야 하지만 준비 방법은 다릅니다.

준비 전략: 자동 점검은 예선, 사람 심사가 본선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면 편합니다.

먼저 자동 검사 도구로 잡을 수 있는 오류부터 없앱니다. 대비비 미달, 대체 텍스트 누락, 폼 라벨 누락처럼 기계가 확실히 찾아내는 항목들이에요. 저도 접근성 자동 검사 도구인 A11y Check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도구는 준비 단계에서 시간을 크게 아껴줍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예선이에요. 자동 검사를 통과했다고 전문가 심사나 사용자 심사를 통과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예선을 통과했으면 본선을 준비할 차례입니다. 실제 보조기술(스크린 리더처럼 장애가 있는 사용자의 이용을 돕는 소프트웨어·기기)로 핵심 과업을 직접 따라가 보는 겁니다. 회원가입, 검색, 결제처럼 서비스의 핵심 흐름을 스크린 리더나 키보드만으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여기서 막히는 지점이 사용자 심사에서도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결제나 예약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흐름은 중간 단계 하나만 확인하고 넘어가기 쉬운데, 사용자 심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해야 통과로 칩니다. 3단계 결제 중 2단계에서 포커스가 엉키면, 1·3단계가 아무리 깔끔해도 그 흐름 전체가 실패로 기록됩니다. 담당 화면 하나하나가 아니라 흐름 전체를 단위로 놓고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말은 쉽지만 막상 해보면 “분명 스크린 리더로 다 확인했는데” 싶은 부분에서 또 걸립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자신했던 화면이 사용자 심사에서 예상치 못한 지점에 걸리는 일, 준비해본 담당자라면 한 번쯤 겪어보셨을 거예요. 사람이 쓰는 방식은 늘 체크리스트보다 다양하거든요.

인증받고 끝이 아닙니다 — 유효기간 1년

인증서를 받으면 한숨 돌리게 되지만, 이 인증에는 유효기간이 1년입니다(디지털포용법 시행령). 매년 갱신 심사를 받아야 마크를 계속 쓸 수 있어요.

그 사이가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인증 후 6개월 이내에 사후관리(모니터링)를 한 차례 받고, 접근성 수준이 눈에 띄게 떨어졌으면 인증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인증받은 다음에 배포한 새 기능이 접근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생각보다 흔해서, 이 모니터링에서 걸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어요.

갱신 심사는 신규보다 규모가 줄어듭니다. 표본과 심사 인원이 축소되고 수수료도 할인되는 게 일반적이에요(세부는 기관별로 다릅니다). 그래도 심사는 심사라서, 1년 내내 접근성을 유지하는 팀과 갱신 직전에 몰아서 고치는 팀의 차이는 갱신 심사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인증을 “한 번 통과하는 시험"이 아니라 “매년 갱신하는 운전면허"처럼 대하는 쪽이 결과적으로 비용도 적게 듭니다.

인증 마크가 보장하지 않는 것

이 글이 인증 받는 법을 다루고 있으니, 받고 나서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해두는 게 맞겠습니다. 품질인증 마크가 붙었다고 그 사이트가 접근성을 100% 지키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도를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제도가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서예요.

앞에서 본 숫자를 다시 떠올려보세요. 전문가 심사 통과선이 준수율 95%입니다. 뒤집으면 5%까지는 안 지켜도 통과한다는 뜻이에요. 표본이 100페이지쯤 되고 검사항목이 33개면 5%도 적은 수가 아닙니다. 제도가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 건 완벽한 사이트가 현실에 거의 없기 때문이고, 그건 합리적인 설계입니다. 다만 “인증 = 무결점"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이죠.

심사는 표본조사입니다. 서비스의 모든 화면을 다 보는 게 아니라 대표성 있게 뽑은 일부만 봅니다. 21~50페이지 규모면 20페이지 이상이 최소 표본이에요. 뽑히지 않은 화면에 문제가 있어도 심사에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표본을 잘 뽑는 게 심사의 핵심 기술인 이유이자, 동시에 한계입니다.

사람이 하는 심사라서 생기는 폭

이 제도의 강점은 사람이 직접 본다는 데 있습니다. 자동 도구는 alt 속성이 있는지만 보지 그 내용이 맞는지는 못 봅니다. 그건 사람만 판단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같은 이유로 판정에 폭이 생깁니다. “이 대체 텍스트가 이미지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는가”, “이 초점 순서가 논리적인가”, “이 오류 메시지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려주는가” 같은 항목은 자로 재듯 나오지 않거든요. 심사자가 다르면 다르게 볼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생깁니다. NIA가 표준심사 지침으로 항목별 최저선을 못 박아둔 것도 이 폭을 줄이려는 장치입니다. 줄이려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건 폭이 실재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인증 결과를 받아들일 때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건강합니다. 통과는 “이 심사에서 이 표본에 대해 이 심사자가 문제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지,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증은 그날의 사진입니다 — 특히 게시판

가장 크게 벌어지는 틈은 여기입니다. 심사는 특정 시점의 사이트를 봅니다. 그런데 사이트는 그 뒤로도 매일 바뀌죠.

기능 배포로 접근성이 무너지는 건 앞에서 이야기했고, 사후관리 모니터링이 그걸 한 번 걸러줍니다. 문제는 콘텐츠예요. 특히 게시판입니다.

인증 심사 때 게시판은 대체로 목록과 상세 화면의 틀만 봅니다. 틀은 개발팀이 만들었으니 잘 지켜져 있어요. 그런데 인증 다음 날부터 그 틀 안으로 글이 쌓입니다. 그 글을 올리는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라 부서 담당자고, 접근성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들어옵니다.

  • 워드나 한글에서 복사해 붙인 표. 제목 셀 구분이 없고 레이아웃용으로 쓰인 표
  • 대체 텍스트 없는 이미지. 공지 내용을 통째로 이미지 한 장으로 올린 경우가 특히 많습니다
  • 첨부파일1.hwp처럼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첨부 이름
  • 본문 서식으로 크기와 색만 바꾼 가짜 제목. 스크린 리더에는 제목으로 안 잡힙니다

틀은 인증을 받았는데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은 아무도 안 보는 상태가 됩니다. 국내 실태조사에서 대체 텍스트 준수율이 17.1%에 그친 것도 이 구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개발이 문제인 게 아니라 매일 쌓이는 콘텐츠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서 생기는 숫자예요.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하나

인증은 바닥선이지 천장이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확인받았다"는 뜻이고, 그 위로 얼마나 올리느냐는 인증과 별개의 일입니다.

여기까지 한계만 늘어놓았으니 오해가 없게 덧붙이겠습니다. 그럼에도 인증을 받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오히려 한계를 알고 나면 왜 받아야 하는지가 더 또렷해져요.

인증은 최소한의 선을 강제로 그어줍니다. 접근성은 급한 일에 늘 밀립니다. 마감이 닥치면 제일 먼저 미뤄지는 게 대체 텍스트고, 다음 스프린트로 넘어가면 그대로 잊히죠. 그런데 심사 일정이 잡히면 그게 안 됩니다. 통과선 95%가 낮아 보여도, 그 선이 없으면 실제로는 훨씬 아래에 머무릅니다. 국내 실태조사의 대체 텍스트 준수율 17.1%가 그 “선이 없는 상태"의 숫자예요.

팀에 언어와 근거를 만들어줍니다. “이거 접근성에 안 좋아요"는 설득이 어렵지만, “이 항목이 심사 대상이고 지금 미준수입니다"는 일정과 예산이 붙습니다. 접근성을 챙기고 싶은 담당자에게 인증은 조직을 움직일 손잡이가 됩니다. 유효기간 1년에 6개월 사후관리라는 주기도 마찬가지예요. 한 번 하고 끝낼 수 없게 만들어두는 장치입니다.

시작점으로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접근성을 챙기자"는 막막합니다.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어디까지 하면 되는지 기준이 없으니까요. 인증 준비 과정은 그 지도를 쥐여줍니다. 33개 검사항목을 한 번 훑고 사용자 심사에서 당사자가 쓰는 걸 직접 보고 나면, 팀의 감각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 경험은 인증서보다 오래 남아요.

그러니 이렇게 정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인증은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선입니다. 마크를 받았다고 다 된 게 아니지만, 마크를 받는 과정에서 팀은 최소한의 기준선과 그것을 유지할 습관을 얻습니다. 앞의 한계들은 인증을 받지 말아야 할 이유가 아니라, 받고 난 다음에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록에 가깝습니다.

실무에서 도움이 되는 건 이 정도입니다. 심사 표본에 안 들어간 화면을 따로 목록으로 관리하기, 게시글 작성자에게 최소 규칙 몇 개만이라도 안내하기(이미지에 설명 달기, 표는 표로 쓰기, 첨부 이름 알아보게 쓰기), 그리고 배포 파이프라인에 자동 검사를 걸어 회귀를 잡기. 셋 다 인증 심사에는 안 나오지만, 인증 이후의 실제 접근성을 좌우합니다.

인증을 받는 것과 접근성을 지키는 것은 겹치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그 차이를 알고 인증을 받으면, 마크가 붙은 뒤에도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게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WCAG 3로 바뀌면 기준이 달라지나요

준비하다 보면 이런 질문도 나옵니다. “지금 KWCAG 2.2로 준비하는 게 맞나요, 곧 WCAG 3로 바뀌는 거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발표된 전환 계획은 없습니다. 인증기관 세 곳의 심사 기준 안내와 NIA 표준심사 지침을 직접 확인해봤는데, 어디에도 WCAG 3 언급이 없어요. 두 기준이 어떻게 다른지 미리 감을 잡아두고 싶다면 KWCAG와 WCAG 3 비교 글을 참고하세요.

시계를 두 개 놓고 보면 감이 잡힙니다. KWCAG의 근거 표준(KS X OT0003)은 2022년 12월 28일 개정됐고, 국가표준은 통상 5년 주기로 재검토합니다. 그러니 다음 개정 논의가 나올 시점은 2027년 즈음으로 짐작할 수 있어요. 한편 WCAG 3는 W3C 작업그룹이 잡은 일정상 2027년 4분기에 후보 권고안(CR) 스냅샷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건 작업 계획이지 확약이 아닙니다. 그리고 WCAG 3가 그 시점에 어떤 형태로든 나온다고 해도, WCAG 2 계열이 곧바로 폐기되는 건 아니에요. 두 기준이 한동안 나란히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인증을 준비하는 담당자는 KWCAG 2.2를 기준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기준이 바뀌는 시점이 오더라도 실무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예고 기간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장 요약

  • 인증은 의무가 아니라 준수를 보여주는 수단 — 의무의 근거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인증 제도의 근거는 디지털포용법 제21·22조(2026-01-22 시행).
  • 심사 기준은 KWCAG 2.2(2025년 1월 적용), 세부 최저선은 NIA 「웹 접근성 품질인증 표준심사 지침」.
  • 절차는 서면심사 → 기술심사(전문가 심사 + 사용자 심사) 순.
  • 통과선은 전문가 심사 준수율 95% 이상, 사용자 심사 모든 장애 유형 과업 성공률 100%. 85% 이상 미달 구간은 재심사 1회 가능(1차 페이지 20% 이상 수정 전제).
  • 진짜 관문은 사용자 심사(전맹·저시력·지체(상지)·뇌병변) — 자동 점검은 예선, 사람이 직접 써보는 게 본선.
  • 유효기간 1년 — 6개월 내 사후관리 1회, 매년 갱신.
  • 인증은 무결점 보증이 아니다. 통과선이 95%이고 표본조사이며, 판정에는 심사자에 따른 폭이 있다.
  • 가장 크게 벌어지는 틈은 인증 이후 쌓이는 게시판 콘텐츠. 틀은 심사받았지만 내용은 매일 새로 들어온다.
  • WCAG 3 전환은 공개된 계획 없음 — 지금은 KWCAG 2.2 기준으로 준비.

질문으로 다시 보기

품질인증을 받으면 접근성 문제가 없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전문가 심사 통과선이 준수율 95%라 5%까지는 미준수여도 통과하고, 모든 화면이 아니라 표본만 심사합니다. 대체 텍스트가 적절한지 같은 항목은 사람이 판단하므로 심사자에 따라 판정이 갈릴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증은 심사 시점의 사이트를 본 것이라, 그 뒤에 올라오는 게시판 글이나 새로 배포한 기능은 심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인증은 바닥선을 확인받은 것이지 완벽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웹 접근성 품질인증은 법적으로 꼭 받아야 하나요?
아니요, 인증 자체는 의무가 아닙니다. 웹 접근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나오고, 품질인증은 그 준수를 제3자가 보증해주는 수단입니다. 공공기관 입찰이나 조달 평가에서 가점·요건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있어 사실상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을 뿐입니다.
인증받는 데 얼마나 걸리고 비용은 얼마인가요?
전 과정에 통상 약 1개월이 걸립니다. 수수료는 사이트 규모에 따라 다른데, 한국정보접근성인증평가원이 공개한 표 기준으로 신규 심사가 110만 원(1~10페이지)에서 210만 원(100페이지 이상) 수준이고 부가세는 별도입니다. 갱신·재심사는 할인이 적용됩니다. 기관·규모·재심사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청할 기관의 최신 안내를 직접 확인하는 걸 권합니다.
WCAG 3가 나오면 인증 기준이 바로 바뀌나요?
적어도 지금 시점에는 공개적으로 발표된 전환 계획이 없습니다. 인증의 기준인 KWCAG는 5년 주기로 개정을 검토하고, WCAG 3는 아직 초안 단계라 확정되더라도 기존 WCAG 2 계열이 곧바로 폐기되지는 않습니다. 기준이 바뀐다면 상당한 예고 기간을 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자료